어떤 착함을 갖고 있나요? - 착함의 2가지 종류

2023. 1. 13. 23:22

착하다는 건 어떤 걸까? 우선 우리가 보통 살면서 이 말을 언제 쓰는지 살펴보면 좋을 것 같다. 보통 착하다는 말을 쓸 땐 누군가 내가 생각한 것보다 크게 배려를 해주거나 이해해주었을 때, 잘 도와줄 때 등 이런 상황에서 쓰곤 한다. 이런 상황의 공통점을 살펴보면 그 사람은 자기 주장 없이 오로지 상대방에게 맞춰준다는 것이다. 과거의 나는 이런 모습이었다. 나는 상대방을 항상 이해하고 배려했다. 거절을 하지 않았다. 그런 내게 사람들은 착하다고 했다.

 


그러던 어느 순간, 착하게 사는 것이 싫어졌다. 나만 참고, 나만 손해보는 것 같았기 때문이다. 나도 누군가처럼 얌체같이 행동하고 싶었다. 남을 지나치게 생각하기 보다는 나를 먼저 챙기고 싶었다. 하지만 마음처럼 그렇게 행동하는 것이 쉽지 않았다. 나는 왜 이렇게 나도 모르게 상대방 입장에서 생각하게 되는지 나 자신에 대한 불만이 쌓여갔다. 그러는 한편, 다른 이들에 대한 원망도 생겼다. '내가 거절을 잘 못하고 착한 걸 알면서 왜 이런 나를 배려해주지 않는 거지? 왜 알아서 잘 대해주지 않는 거야.'

 

 

언제부터인가 '착하다'라는 말에는 어리숙하고, 자기 주장도 못하고, 자기 것을 잘 못 챙기고, 개성이나 매력이 없는 사람을 표현하는 부정적인 의미가 덧붙여졌다.
/ 관계를 읽는 시간, 문요한 저

 



어려서부터 사람들이 나를 '착하다'고 표현한 만큼 나도 나를 착하다고, 착한 사람이라고 여겼다. 그런데 아니었다. '관계를 읽는 시간'을 읽고 이런 모습은 진짜 착한 것이 아니라는 걸 알게 되었다. 착함에는 2가지 종류가 있다. 미숙한 착함과 성숙한 착함. 내가 갖고 있는, 그리고 대다수의 사람들이 알고 있는 착함은 이 둘 중 어떤 착함일까? 바로 미숙한 착함이다. 미숙한 착함을 갖고 있는 사람은 어른의 말을 잘 따르는 어린 아이와 같다. 아이는 힘이 약하고 비판적 사고가 발달하지 않았기 때문에 그럴 수 있지만, 어른이 되면 그렇지 않아야 한다. 어른이 되면 보통 자신의 주관이 생기고 스스로 생각하고 판단할 수 있는 나이가 된다. 그렇기 때문에 어른이 아이처럼 다른 사람의 말을 잘 듣고 따른다면 착한 것이 아니라 미숙한 것이라고 책에서는 말한다.

 


그렇다면 성숙한 착함은 무엇일까? 자기 주관이 있지만 상대방의 입장을 존중할 줄 알고, 사람들의 시선이 아니라 자신의 내적 기준에 따라 옳고 그름을 구분해서 행동하고, 어려움을 겪는 누군가를 보면 안타깝게 여기고 친절을 베푸는 사람이라고 한다. 그리고 많은 사람들이 '자기희생'을 착한 것이라고 생각하지만, 자기희생에 바탕을 둔 선(善), 착함은 미숙함일 뿐이라고 한다. 또한 미숙한 착함에는 의도가 있다. 칭찬이나 인정을 받으려고 하거나, 상대의 호감이나 환심을 사려고 하거나, 친절과 배려의 대가를 바라는 보상심리가 숨어있다고 한다. 그래서 상대가 내가 준 친절을 되돌려주지 않으면 왜 돌려주지 않느냐며 화를 내기도 한다.

 


책 속의 미숙한 착함에 대한 내용은 모두 다 나를 말하는 것 같았다. 과거에 나는 이런 점들이 미숙한 착함이라는 것을 알고 놀랐다. 나는 분명 자라면서 이런 착한 모습이 좋은 거라고 배웠는데 이제와서 아니라는 것을 알았기 때문이다. 그리고 충격적이었던 것은 나는 겉으로는 어른의 모습을 하고 있지만 어린 아이와 같다는 것이었다. 이렇게 아이가 어른의 말을 듣는 방식을 순응이라고 하는데, 어린 아이일 때 필요했던 이 순응의 방식을 어른이 되어서도 반복하는 것이라고 했다. 어른이라면 관계를 맺는 방식이 달라졌어야 했는데 그러지 못했던 것이다.

 

 

 

반응형

BELATED ARTICLES

mor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