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5년 생일 주간 (브렛 피자, 일호 단팥, LA 갈비, 누룽지 오리 백숙)
1. 남편과 보낸 양력 생일
3/22 (토)
내 생일은 양력으로 3/25일인데
시댁과 친정은 모두 음력으로 따진다.
그래서 양력은 보통 우리 둘이 시간을 보낸다.
뭘 먹을까 하다가 화덕 피자가 먹고 싶은 와중
집 근처에 가고 싶었던 집이 있어서 방문했다.
브렛피자는 상수역에 가까이 자리하고 있다.
매장은 아주 크지 않고
한 다섯 테이블 정도 있었던 듯하다.
웨이팅이 있을까 걱정했지만 우리는 브런치 겸
일찍 가려고 따로 예약하진 않았다.
네이버 지도에 보니 '캐치테이블'로 예약할 수 있었다.
테이블링은 따로 운영 중이진 않다.
일찍 갔더니 한 세 팀 정도 있었던 거 같다.
우리는 바로 착석했다.

메뉴판을 가져다주셨다.
샐러드, 피자, 파스타, 사이드, 음료로 구성되어 있다.
우리는 우선
마르게리타, 화이트 클램 파이 피자 두 판을 시켰다.

첫 끼라 그런지 마르게리타를 보고
한 눈에 반해버렸다ㅠㅠ
토마토 소스와 올리브 오일이 반짝였다.
브렛의 장점 중 하나는 음식의 설명이 담긴
카드를 같이 준다는 것이다.
음식이든 뭐든 즐길 때그 안에 있는 이야기를
전해들으면 더 재밌게 즐길 수 있는데
이 부분이 세심해서 좋았다.
내가 먹는 음식에 어떤 재료가 구체적으로
어떤 것들이 들어있는지 알 수 있었다.

나오자 마자 따뜻할 때 바로 먹었더니
너무 맛있었다.
도우도 쫄깃하고
신선한 토마토 소스와 모짜렐라, 올리브오일
그리고 바질 잎까지 너무 조화로웠다.

다음 피자는 '화이트 클램 파이'
피자에 조개살이 올라가다니 재밌다고 생각했다.
그리고 설명을 읽으니 더 궁금해졌다.
조개와 양젖치즈를 같이 사용하는 건 다소 변태적이라... 어떤 맛일까?

양젖치즈가 올라가서 꼬릿한 맛이 났다.
하지만 그게 결코 기분 나쁜 맛은 아니었다.
뭔가 구체적으로 설명할 수는 없지만
어쨌든 피자가 느끼하지 않고 쫄깃한 게
계속 입으로 들어가는 맛이었다.
둘이서 두 판 먹었는데 약간..
뭔가 모자른 기분이었다.
우리는 파스타 하나를 더 시켜먹기로 했다.

봉골레도 궁금했지만
조개가 올라간 피자를 먹었기 때문에
이번에는 라구 블루멘탈 스파게티를 시켰다.
그리고 화이트 라구는 무슨 맛일까 궁금했다.

아주 예쁘게 토핑되어 나온다.
밖에서 파스타를 먹는 건 오랜만이다.
이게 알단테의 식감인가,,,
기존에 알던 토마토 소스의 라구 소스와는
다르게 산뜻한 맛이었다.
마지막으로 세리와인 비니거를 사용해서 그런가
설명 그래도 기분 좋은 복합성이었다.
아 참, 여기 티라미수가 맛있다던데 다음에는 그거 먹어봐야지.
생일이라 하고 싶었던 건 맛있는 음식 먹는 거랑 산책이었다.
우리는 피자를 먹고 걸어서 경의선숲길에 다다랐다.

토요일이라 그런지 가려던 카페에는
사람들이 가득해 만석이었다.
그렇게 걷다가 팥빙수가 좋겠다는 생각이
번쩍 들어서 '일호단팥'을 찾았다.
팥을 전문적으로 한다니 더욱 기대가 되었다.
사실 이 앞에서 좀 기다렸다.
그랬더니 만석이었던
공간에 자리가 생기기 시작했다.
아마 모두가 밥 먹고 후식을
먹으러 나오는 시간이라 그랬나보다.

우리는 '봄 한정' 쑥 밭빙수(13,000)를 시켰다.
사실 나는 남편이 그냥 팥빙수 사올 줄 알았는데
그의 센스에.. 놀랐다.
그리고 여기는 오방떡도 유명한 거 같길래
완두오방떡(3,500)도 같이 시켰다.

팥빙수 모양도 오방떡도 너무 예뻤다.
특히 저 팥과 두툼한 떡!
팥빙수는 쑥 맛이 은은하게 나면서
놀라웠던 건 아이스크림도 안에 들어있어서
우유 빙수에 아이스크림 그리고 쑥..?
맛없없 조합이다.
그리고 팥이랑 떡 같이 먹으니 너무 맛있었다.
올해 첫 팥빙수 대성공...
오방떡은 이름만 많이 들어봤지
처음 먹어봤는데 뭔가 익숙한 풀빵 맛이면서
새로운 맛이었다.
앙금이 많이 달지 않아 좋았다.

그러다 남편이 가방에서 뭔가 주섬주섬 꺼내는데
와 선물이었다.
나는 그냥 생일상으로 밥만 사줘도 충분한데
선물이라니...! 전혀 예상하지 못했다ㅠㅠ
내가 갖고 다니는 지갑이 좀 그랬는지
그는 내게 지갑을 선물해줬다.
선물보다 그가 바쁜 와중에도 미리 준비해준
그 정성이 고마웠다.
2. 시댁에서 보낸 생일
3/23 (일)
신기하게도 아버님과 내 음력 생일이 같다.
한 집안에 생일이 같은 사람이 있으면
좋은 거라고 했다.
거기다 한 사람이 더 있으면 더 좋다고...ㅋㅋㅋ

어머님은 미역국과 LA 갈비
유자 연근 절임, 나물을 준비해주셨다.
한 상 푸짐하게 차려주셔서 너무 감사했다.
우리는 밥을 먹고 함께 촛불을 켰다.
그리고 노래를 부르고 불을 껐다.
올해도 함께해서 좋은 생일이다.
3. 생일 케이크


남편이 퇴근하고 집에 오는데
손을 보니 케이크를 들고 있었다.
웬 케이크인지 물어보니
진짜 음력 생일에 케이크를 챙겨주려고 사왔다고 한다.
너무 귀여웠다ㅎㅎㅎ
그리고 오른쪽은 회사에서 받은 베어리 우유 케이크.
돌아오는 주 일요일에 친정 생일 잔치에 들고 가려고
받았는데 온전히 내가 먹게 생겼다..
엄마와 전화해보니 엄마가 일부러 빵집에 가서
케이크를 준비해놨다고 했다. 나는 그 말을 듣고
나도 케이크가 있다는 말을 하지 못했다.
엄마가 굳이 준비해줬는데 그거 먹어야지!
4. 친정에서 보낸 생일
3/30
또 신기한게..
나와 우리 아빠의 음력 생일은 하루 차이다.
그래서 나는 시댁과 친정 모두
아버님들과 함께 생일을 보낸다.

엄마가 오리가 어떠냐고 해서 좋다고 했다.
찾아보니 생각보다 평점도 좋고 평도 좋았다.
그나저나 이 날 어찌나 날씨가 궂던지...
눈보라가 치던 날이었다.
우리는 메뉴 두 가지를 주문했다.
오리능이누룽지백숙 65,000
메밀전병 12,000
그리고 여기 주말에 가시려면
꼭 전화로 예약하고 가세요.
당연히 그냥 가면 되겠지 하다가
혹시나 싶어서 전화했는데 그날 12시에
단체 예약이 있어서 11시로 겨우 예약했다.

생각보다 밑반찬이 잘나와서 놀랐다..
인삼에 꿀도 나오다니!
우리는 추가로 메밀 전병을 주문했지만
기본 찬에 메밀 전병 한 줄도 같이 나온다.

오리백숙과 누룽지가 따로 서빙된다.

오 저게 능이 버섯인가보다.
한 마리인 줄 알았는데
한 마리 넘게 들어있는 거 같다.

죽도 싹싹 긁어먹었다.
아빠가 무릎이 좋지 않아 약주를 못하시는데
고기보다 이 음식이 훨씬 나눠먹기에 좋은 거 같다.
넷이 하나 시켜서 진짜 진짜 배부르게 먹었다.
그리고 걸어서 2분 거리에 있는 호기심이라는 카페에 갔다.
여기를 고른 이유는 가까워서 그리고 엘리베이터가 있어서다.
물론 맛도 있다고 하고.
옛날에는 안 그랬는데 점점 부모님께서 연세가 드시니
되도록 계단이 없는 곳을 고르게 된다.

카페 호기심은 규모가 큰 카페이다.
4층? 5층까지 있는 카페이다.
커피나 음료 말고도
까눌레, 휘낭시에도 팔고 있었다.

우리는 음료와 작은 디저트 2개를 골랐다.

오 생각보다 커피 맛이 좋았다.
라떼도 거품 양이 많지 않고
우유의 단맛이 잘 느껴지며
커피의 맛이 고소했다.

끝까지 남아있는 하투..!

나는 마감 출근을 해야 해서 남은 시간은
엄마, 아빠 집에 가서 쉬려고 갔다.
사실 우리는 밥 먹고 집에 와서 케이크에
불 켜려고 했는데 다들 약속이나 한 것처럼
집에 오자마자 다들 쉬라며 서로를 격려했다.
다 쉬고 나서 나갈 때 되니까 케이크가 생각나더라..
이게 바로 엄마가 신선하게 만들어달라고
부탁한 케이크이다.
동글이 준다고...하하하하
결국 초는 같이 못켜고
케이크 절반을 잘라 나눠가졌다ㅋㅋ

요즘 유행한다는 지브리 스타일의 사진
나도 궁금해서 우리 가족이 찍은 사진으로
변환해봤다.
처음에는 엄마랑 아빠가 너무.. 늙어보이게 나와서
좀 젋게 해달라고 요청했다.
그랬더니 또 너무 젊...아니다.
좋은게 좋은 거지 뭐 하하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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