엄마를 따라 병원에 함께 갔다

최근에 엄마가 병원에서 정기검진을 받았다. 그리고 오늘 결과를 들으러 아침 아홉시에 병원 앞에서 엄마를 만났다.
엄마는 유방암 수술 이후로 정기검진을 받고 계신다. 벌써 올해 9년 째가 되었다. 이전까지는 같이 간 적이 언제인가 싶을 정도로 기억이 잘 나지 않는데, 이번에는 함께 가면 좋을 거 같아 내가 먼저 제안했다. 최근에 한 수술의 경험 덕분이다. 이게 내게 이렇게 영향을 많이 주네.
엘리베이터를 타고 진료실이 있는 곳으로 엄마와 함께 올라갔다. 그리고 엄마의 진료 순서가 될 때까지 이런 저런 이야기를 하며 기다렸다.
엄마는 검사 결과를 듣고 우리는 함께 병원을 나왔다. 다행히 별 이상은 없다고 하셨다. 근데 가장 궁금한 결과가 아직 안나온 게 아쉬웠다..
그리고 약을 타러 약국에 갔는데 몇 개월 치를 받은 건지 약이 크게 한 봉지나 나왔다. 생각보다 무거웠다. 오늘은 내가 들어줬지만 엄마 혼자 왔으면 이 약을 들었겠구나 싶었다.
마지막으로 밥을 먹으러 가까운 추어탕 집에 갔다. 뜨끈한 추어탕과 솥밥을 먹으며 엄마와 이런 저런 이야기를 했다. 그리고 나오면서 오늘 밥을 사드렸는데 이게 참 기분이 좋았다. 내가 기분이 좋아서 가능하면 자주 사드리고 싶었다. 그러려면 돈을 벌어야지…!
엄마를 버스 정류장까지 데려다 주고, 버스를 태워서 보내드렸다. 마지막까지 안녕하고 손 인사까지 했다. 그냥 오늘 하루 중 약 두 시간 동안 엄마의 길을 동행해드린 것 뿐이었는데 엄마가 행복해보여서 좋았다. 나도 좋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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